리테일 업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공급망 위기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소비 패턴 변화 등 다양한 충격을 겪으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점차 흐릿해지고 있죠. 그렇다면, 앞으로 5년 후에는 과연 어떤 리테일 환경이 펼쳐질까요. 대형 브랜드의 경영자, 창업가, 그리고 업계 리더들이 내다보는 미래의 유통 양상은,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NBC가 애버크롬비 & 피치의 프랜 호로위츠, 리바이스의 미셸 가스, 스킴스의 옌스 그리데, 전 월마트 임원 마크 로어, 갭과 제이크루를 이끌었던 미키 드렉슬러 등 업계 핵심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이들이 예측하는 5년 후의 리테일 전망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각자 보는 관점과 강조점은 다르지만, 오프라인 스토어의 ‘재발견’, 기술 혁신을 통한 ‘개인화’, 그리고 고객 경험의 ‘본질적 재정의’라는 공통된 맥락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래 글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그리고 대화형 커머스는 얼마나 보편화될까’, ‘소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 어디에서 더 많이 쇼핑할까’ 같은 핵심 질문들을 기반으로, 인터뷰에서 나온 다양한 생각과 예측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과 논리를 덧붙여, 전체적인 흐름을 한층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미래의 리테일, 5년 후의 모습
먼저 전체적인 트렌드를 개괄해보면, 리테일은 앞으로 5년 내에 더욱 파편화되고, 동시에 더욱 개인화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데 업계 리더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기업들은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리스크를 실감했고,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려는 노력과 옴니채널 서비스를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였죠. 디지털 인프라가 이 과정을 뒷받침하며, 과거에는 보조적이었던 온라인 역량이 이제는 리테일 운영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리테일 경험을 예고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규모는 작아지거나, 혹은 ‘미니 물류 센터’로서의 기능이 더해지고, 매장이 ‘브랜드 체험’의 장으로 다시금 재구성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쇼핑의 본질을 바꾸고, 고객은 매장 안팎에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자연스레 기대하게 되죠. 소비자는 대체로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나, 마우스 클릭 몇 번, 혹은 음성 명령 한 번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업계 선도자들은 향후 5년간 ‘중가 시장의 붕괴’ 혹은 ‘특정 기업들의 압도적 성장’을 두드러진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고가나 초저가 브랜드들이 시장을 양분할 것이며,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들은 정체성을 찾기 어려워 도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브랜딩, 차별화된 고객 경험, 그리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필수적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와 역할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질문 중 하나는, “5년 후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주제입니다. 팬데믹 기간 중 ‘매장 폐업’과 ‘오프라인 종말론’이 대두되었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매장’이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만 그 기능과 규모가 과거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죠.
애버크롬비 & 피치(Abercrombie & Fitch)의 CEO인 프랜 호로위츠(Fran Horowitz)는 빅 사이즈 매장을 줄이는 기조를 강조합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넓은 매장이 필요 없고, 가상 공간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는 소비자에게는 “좀 더 효율적이면서, 경험 중심의 소규모 점포”가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매장이 온라인 주문의 ‘허브’가 되기도 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기존 대형 점포 대비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리바이스(Levi Strauss)의 CEO 미셸 가스(Michelle Gass)도 비슷한 맥락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체험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매장 내부가 소형 물류 센터이자 쇼핑 허브 역할을 병행한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상품을 받거나 반품하는 물류 센터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소비자들이 옷을 직접 입어보고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스킴스(Skims)의 CEO 옌스 그리데(Jens Grede)는 A급 로케이션의 매장만 남고, B급, C급 로케이션은 의미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소비자들은 시간을 내어 매장을 방문한다면, 확실한 경험 가치가 있는 곳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그냥 온라인으로 구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극단적 양극화’가 결국 오프라인 매장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니먼 마커스(Neiman Marcus)의 제프리 반 라엠동크(Geoffroy van Raemdonck)는 한발 더 나아가, 매장 전체가 ‘멀티센서리’ 체험을 구현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 내다봅니다. 즉, 패션이라는 상품을 넘어, 소비자가 오감으로 느낄 만한 ‘리테일테인먼트(Retail + Entertainment)’가 핵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재미있는 일탈의 장소’로 기능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경영자가 내놓는 결론은, “매장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예전과 같은 대규모 면적과 단순 재고 전시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라는 흐름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더 작은 공간, 더 경험 중심의 구성, 그리고 온라인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옴니채널 허브로서의 역할이 앞으로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가장 파괴적인 힘은 무엇인가
리테일 업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다줄 파괴적 힘(Disruptive Force)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여러 경영자의 시각이 다소 달랐지만, 공통된 키워드는 ‘기술’과 ‘AI’ 그리고 ‘진화하는 소비자 기대’였습니다.
리바이스의 미셸 가스는 기술과 데이터, 머신 러닝, 그리고 AI를 필두로 한 “예측 분석 능력”이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소비자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맞춤형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머신 러닝과 AI가 폭넓게 적용되면서, 리테일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큰 기업일수록 이 기술이 제공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마트 미국 e커머스의 전 CEO이자 제트닷컴(Jet.com)을 창업했던 마크 로어(Marc Lore)는, “대화형 커머스(Conversational Commerce)”가 곧 리테일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음성 명령이나 챗봇 등을 통해, 소비자가 상품 검색과 구매를 훨씬 직관적으로 진행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죠. 검색 엔진 시대가 종말하고, 자연어 처리 능력이 진화함에 따라, 소비 습관 자체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관점은, 피그스(Figs)의 트리나 스피어(Trina Spear)가 제시하는 “물리적 공간의 커뮤니티화”입니다. 매장이 단순한 거래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을 연결하고 브랜드를 체험하는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할 것이라는 뜻이죠. 젊은 세대는 의미 있는 집단에 속하고 싶어 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그 접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결국, 파괴적 힘은 단일 요소라기보다, ‘기술 + 소비자 행태 변화 + 커뮤니티 지향성’이 맞물려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리테일러들이 더 이상 전통적 광고나 매스 프로모션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SNS 인플루언서나 소규모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을 적극 모색하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가져올 혁신
인공지능(AI)과 자동화는 이미 여러 기업에서 부분적으로 도입 중이지만, 앞으로 5년 안에 상상 이상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특히,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능력이 크게 발전하면서, 개인화 쇼핑 경험이 ‘당연한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죠.
마크 로어는, AI와 결합된 대화형 커머스가 검색 엔진 자체를 구시대 유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검색창에 텍스트를 입력하고, 나열된 리스트에서 내 의도를 파악하려 애쓰는” 시대가 아니라, 디지털 어시스턴트와 대화하듯이 상품을 찾고 구매할 것이라는 비전입니다. 젊은 세대는 음성 명령이나 메시지 앱을 통해 “이 모자를 찾고 싶어. 내 친구가 쓰고 있던 거랑 비슷한데, 약간 더 큰 사이즈로 추천해줘.” 하고 말하면, AI가 맥락을 이해해 정확히 원하는 상품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니먼 마커스의 반 라엠동크 또한, 3D 기술과 AI 결합으로, 온라인 구매 시 피팅 실패나 반품이 줄어들 것이라 예측합니다. 개인의 체형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어떤 상품이 몇 % 정도 ‘핏’이 잘 맞을지 바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맥락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스마트 피팅룸이나 RFID, 인공지능 기반 고객 인식 시스템 등이 필수 장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됩니다.
리바이스의 미셸 가스는, 지금도 501 진(Jeans)을 좋아하는 고객에게 다음 컬렉션을 추천하는 식의 개인화를 하지만, 앞으로는 “한 단계 더 진화한 추천”을 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예컨대, 501 진 구매력이 있는 고객에게 “당신에게 딱 맞는 데님 스커트가 바로 이것” 같은 식으로 완전히 다른 제품 카테고리를 제안해도, 적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사원이 태블릿을 들고, 고객 데이터를 확인하며 맞춤형 코디를 즉시 제안하는 장면이 일상이 될 거라 합니다.
피그스의 트리나 스피어 역시, “AI가 사이즈 선택이나 스타일 추천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확신합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치수나 취향을 빠르게 파악해, 재고 소진이나 반품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크로거(Kroger)의 야엘 코셋(Yael Cosset)은, 오히려 먼저 직원 지원(Associate Support) 분야에서 큰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치즈 담당 직원에게 AI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고객 상담 시간을 늘리고, 구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AI와 자동화가 가져올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고객 경험의 개인화’와 ‘업무 효율 극대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동시에 ‘사람’의 역할 역시 재정의하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기계와 AI가 처리하고, 직원은 보다 고객과의 감성적·창의적 소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중의 변화
향후 5년 후에도 여전히 온라인이 더욱 커질 것인지, 혹은 오프라인이 어느 정도 점유율을 지켜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인사는 “오프라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온라인과의 균형이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울타(Ulta)의 CEO 데이브 킴벨(Dave Kimbell)은 뷰티 업계 사례를 들어, “매장의 매출이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 강조합니다. 단순히 재고나 제품을 확인하는 수준이 아닌, ‘뷰티 경험’이 필요한 소비자에게는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애버크롬비 & 피치의 호로위츠는 “매장이 꼭 필요하다”고 단언합니다. 반품, 교환, 픽업 등의 기능은 물론,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이 있기 때문이죠. 다만 “디지털과 연동된 효율적인 매장”이 되어야 하며, 예전처럼 매장만으로 모든 매출을 감당할 수는 없다고 덧붙입니다.
반면, 마크 로어와 같은 인물은 젊은 세대를 예로 들며,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전자상거래가 주된 채널이 되리라는 예측이죠.
결국 업계 전반의 합의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융합”에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경험과 소규모 물류 거점으로서, 온라인은 간편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되, 어느 한쪽도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 형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으로 이미 설명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정교해진 옴니채널 운영이 ‘기본 내공’으로 요구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브랜드와 리테일러
업계 거물들이 꼽는, 향후 5년간 가장 영향력 있을 만한 리테일러와 브랜드, 그리고 반대로 도태 위험이 높은 기업은 어디일까요. 스킴스(SKIMS)의 옌스 그리데는, 미국·유럽 기업들과 달리, 템우(Temu)나 시인(Shein) 같은 초저가 플랫폼이 강력한 공급망 우위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데는 “유럽이나 미국 기업이 그들의 원가 구조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이 ‘저가 시장’을 꽉 잡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반면, 중간 가격대에 머무르는 브랜드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하면, 양극화되는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논리입니다. 예컨대 니케(Nike), 룰루레몬(Lululemon), 자라(Zara) 등은 각각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대표적 사례이며, 고가 럭셔리 브랜드(LVMH, 디올, 에르메스 등) 역시 견조하게 성장한다는 평가입니다.
갭(GAP)과 제이크루(J.Crew)를 이끌었던 미키 드렉슬러는, “TJX(오프프라이스 체인), 자라(Zara), LVMH는 장기적으로 더욱 부상할 것이다”라고 지적합니다. 자라는 압도적 실행력과 세계적 유통망을 갖추었고, LVMH는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지녀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한다고 설명합니다.
애버크롬비 & 피치의 호로위츠는, 좁은 범위에만 국한된 카테고리 브랜드는 변동하는 트렌드에 휘말려 존폐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브랜드’가 시장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이는 운동복 전문 브랜드들도 점차 라이프스타일 요소를 추가해 범용성을 높이는 추세와 맥을 같이합니다.
결국, 명확한 아이덴티티, 유연한 전략, 그리고 브랜딩 능력이 핵심이며, 여기에 극도로 효율적인 공급망까지 더해져야 향후 5년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리테일 표준, 무엇이 자리 잡을까
마지막으로, “5년 후에는 지금은 보편화되지 않은 어떤 요소가 리테일 표준이 되어 있을까”라는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경영자들은 크게 세 가지를 공통적으로 꼽았습니다.
1)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퍼스널라이제이션
월마트의 톰 워드는 “이제 고객이 서너 번만 쇼핑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 취향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이 표준”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이름을 부르고, 구매 이력을 반영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는 것이죠. 리테일러가 ‘당신, 저번 주에 이런 제품 샀는데, 이 상품도 궁금하지 않으세요’ 하는 제안을 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2) 매장 내 기존 결제대(캐시 레지스터) 폐지
리바이스의 미셸 가스는 “5년 후에는 지금처럼 계산대를 찾아 줄 서서 결제하는 시스템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그 공간을 더 의미 있는 상품 전시나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실제 결제는 휴대기기나 자동화된 센서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사이즈·디자인·개인 취향에 대한 커스터마이징
스킴스의 그리데는 포용적 사이즈(Inclusive Sizing)가 이미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피그스의 스피어는, 많은 소비자가 단지 상품을 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기 이름 이니셜을 각인하거나, 특수 색상을 고르는 등 ‘나만의 맞춤형 옵션’을 원한다고 강조합니다. 미래에는 이런 개인화 옵션이 선택이 아닌 기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죠.
추가로, 지속 가능성과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물류 시스템 구축 등, 친환경적 운영이 이제 필수 요건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불필요한 매장 설비를 줄이거나 에너지를 절감하는 시스템이 리테일 전반에 퍼질 것이고, 5년 후에는 이 또한 ‘당연한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적 의견과 정리
이상으로 살펴본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리테일 업계는 미래 5년간 상당히 역동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기존에 당연시되던 많은 것들, 예컨대 넓은 매장 면적이나 전통적 광고 방식, 단순한 판매 기능만 가진 매장 등이 빠르게 도태될 가능성이 큽니다.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이 융합되는 옴니채널 전략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고객은 점차 ‘커머스’를 넘어선 ‘커뮤니티’ 혹은 ‘체험’을 원하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 견해를 덧붙이자면, 결국 승자는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그리고 확고한 브랜드 가치가 삼위일체가 된다면, 중간 가격대 브랜드라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과거의 성공 공식을 고집하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특히, 레이스나 럭셔리 산업처럼 높은 감성적 가치를 지닌 분야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주는 오감 체험이 온라인을 능가할 것이고, 일상 의류나 소비재 시장에서는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초저가·초고가 모델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중간층은 계속해서 위협을 받을 전망입니다.
결국, 5년 후 리테일은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개인화되며, 체험적이며, 기술적으로 진보된 모습일 것입니다. 브랜드와 리테일러들은 이미 이 변화를 준비 중이며, 고객 역시 빠르게 진화하는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가는 이유는 ‘살 것’이 아니라 ‘느낄 것’을 찾기 위해서가 될 수 있고, 온라인 쇼핑은 ‘검색’이 아닌 ‘대화’와 ‘추천’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친환경 경영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 모든 흐름을 놓고 보면, 미래 리테일은 궁극적으로 사람과 데이터가 만나는 지점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돕고, 매장 직원이나 브랜드 전문가가 고객에게 인간적 온기를 제공하는 조합이야말로, 향후 5년간 리테일 승자들이 택할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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